QM6 블랙박스 DIY 실패기
오늘은 시간이 있어서 고장 난 블랙박스를 교체해보았다.
이전에 쓰던 블랙박스는 아이트로닉스의 550HD모델. 이미지센서 사망으로 QM6 장식품으로 전락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그간 별 사고 없이 운전한 것이 다행이다..)
1. 블랙박스 고르기
-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블랙박스와 비교했을 때, 후방카메라 배선과 전원선의 규격이 동일한 블랙박스를 찾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550HD모델은 단종된 상태이고, 그 후속 모델들은 후방카메라 꽂는 곳이 모두 달랐다. 다행히 전원선은 모두 같은 규격인지라 아이트로닉스 제품 중에서 가장 저렴한 N9모델을 구입했다.
블랙박스 기본세트와 별도 판매하는 외장 GPS를 구매했다. GPS가 있어야 구동되는 기능들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차선 이탈 경보 기능
2) 앞차 출발 알림 기능
3) 과속카메라 구간 알림 기능
이 외에 사고영상을 재생할 때, GPS가 있어야 사고 위치 분석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존 블박을 교체하는 것이다보니 기존 제품과 연결하는 커넥터가 맞는지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 일단 N9블박은 이렇게 생겼다.
2. 기존 블랙박스 탈거 및 후방카메라 배선
- 제목에서도 밝혔듯이 오늘 DIY는 실패다. 설치비 5만원 아끼자고 한 DIY에 실패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그리고 어느 부분이 실패 요인인지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게 오늘 글의 목표이다.
QM6는 여러모로 DIY작업에 친절한 자동차가 아니다. 간단한 예로 에어필터 교체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보통 차들은 조수석 앞에 있는 다시방글로브박스만 제끼면 교체가 가능한데, 이 차는 센터패시아 안에 필터가 있다.(?????? 앵????) 조수석 아래로 기어들어가서 좌측 내장재를 뜯어야 교체가 가능한데, 심지어 교체할 때 웬만한 곳에서는 쓸 일 없는 별렌치를 써야 한다.... 자세한 것은 아래 "평안"님의 블로그로 대신한다. (참고 글 : blog.naver.com/cxc200/222244220326)
그래서 블랙박스 작업도 편리하지 않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한다.
우선 기존 블박에 꽂힌 선들을 뺀다. 여기서 후방카메라 케이블은 철거하고 전원선은 사용할 것이다.
선을 철거하기 전에 기존 전원선에 새로 산 블박을 꽂아보고 켜지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혹여라도 전원 커넥터가 맞지 않거나 블박이 고장 났을 수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전원선과 후방카메라선은 앞유리 상단 틈에 끼어있다. 손으로 살살 빼면 사진처럼 나온다.
후방카메라선은 차량에서 좌측 상단 틈으로 뒷부분까지 연결되어 있다.
운전석과 운전석 뒷자리의 웨더스트립을 탈거해야한다. 웨더스트립은 손으로 살살 잡댕기면 그냥 쏙 빠진다.
웨더스트립을 빼고 차량의 천장마감재를 벌려보면 안에 후방카메라 케이블이 있다. 기존에 작업하신 분이 천장을 다 뜯고 배선한 게 아니라면 손가락을 넣어서 선을 쭉 빼내면 된다.
내 계획은 기존 후방카메라 케이블에 새로 설치할 후방카메라 케이블을 묶은 후, 원래 있던 케이블을 빼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케이블을 설치하는 것이다.
위의 사진처럼 기존 후방카메라선과 새로 설치한 후방카메라 선을 테이프로 묶는다. 기존 후방카메라 선을 쭉 잡아당기면서 새로운 후방카메라선을 자연스럽게 배치할 것이므로 단단히 묶는 게 좋다.
여기서 첫번째 실패 요인. 케이블 연결 시 ㄱ자 커넥터 부분이 아닌 일자형 커넥터 부분끼리 연결한다.
후방카메라 커넥터가 한쪽은 ㄱ자로 꺾여있는 경우가 있다. ㄱ자로 꺾인 부분을 연결하면 자동차 내장재 속으로 선을 통과시킬 때 걸릴 부분이 많으므로 꺾이지 않은 일자형 부분을 연결하도록 한다. 나는 차량의 내장재 속이 꽤나 여유가 있을 줄 알고 ㄱ자부분을 연결했다가 다시 원상 복귀하고 일자형으로 설치하였다.
이런 식으로 트렁크의 주름관까지 배선을 당겨온다. 위의 주름관을 통해서 뒷 유리창까지 안 보이게 후방카메라 케이블을 가져가는 것이 목표이다.
후방카메라가 붙여있는 쪽 상단 내장재를 탈거한다. 플라스틱 내장재인지라 손으로 툭 당기면 분리된다.
기존 배선을 철거해야하는데, 내 차는 저렇게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다. 블랙박스 설치작업을 해주셨던 업체가 얼마나 꼼꼼하게 일을 했는지 이런 기회로 알 수 있다.
이렇게 주름관 전까지 묶은 케이블을 가져왔다. 그리고 여기서 내 작업은 실패했다.
저 주름관이 정말 극악의 난이도다. QM6에 후방카메라 DIY 한 다른 분들의 글을 봐도 같은 의견인데, 저 주름관 내부에 공간이 없다. 정말 순정 케이블 들어갈 공간만 있고 어지간해선 철사 하나 넣기 힘들다. 심지어는 이미 들어가 있는 후방카메라 케이블을 당기기에도 빡빡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힘으로 댕기면 될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나는 결국 일을 내고야 말았는데....
기존에 있던 후방카메라선을 당기다가 결국 선이 끊어져버리고 말았다. 내 정신줄도 끊어지는 줄 알았다.
저 주름관으로 철사를 집어넣어서 가이드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아예 입구에서 조차 들어가질 않았다. 이전에 업체에서는 이걸 어떻게 설치하셨는지 궁금했다.
결국 여기서 나는 작업방향을 바꾸었다. 좀 보기 싫지만 트렁크 웨더스트립 안으로 선을 보내서 후방카메라로 연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렇게하면 후방카메라가 달린 트렁크 창문과 자동차 천장 사이에 케이블을 노출해야한다.
보기 싫지만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주름관에 철사를 계속 밀어 넣다가는 주름관에 구멍 내고 더 큰 일이 생길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트렁크 왼쪽 내장재를 통해서 트렁크 웨더스트립까지 선을 가져온 후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작업을 마무리 했다.
블랙박스 설치업체에서 이런 식으로 설치한다면 당장 환불 감이지만, 내손으로 한 작업이므로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하였다.
여차저차 블랙박스를 설치를 마무리하고 켜보니 잘 작동하였다.
(주름관에서 크게 좌절하여 이 후에는 작업한 걸 수습하느라 사진찍는 것도 잊었다...)
3. 자평
우선 오늘의 소요 예산을 써본다.
- N9 블랙박스(16G, 후방카메라 포함) : 85,000원
- GPS 센서 : 23,000원
총 108,000원이 소요되었다.
SUV설치 및 기존 제품 탈거 비용이 총 5만 원정도이니 대략 5만원 아꼈다고 볼 수 있겠다.
다행히 블박은 잘 돌아간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함부로 QM6 블박 DIY에 도전하지 않길 바란다. 본인이 손재주가 없다싶으면 그냥 전문가분께 맡기어 심신의 안정을 얻길 바란다.
이 차는 누구한테 팔기 미안해서 내가 폐차할 때까지 타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