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 잔발구르는 사람들의 투자
요즘 한국 시장이 안 좋다. 내가 칭송을 마지않았던 카카오, 네이버는 플랫폼 규제 이슈로 고점 대비 15~20% 정도 떨어졌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뉴스가 뜬 첫날 시가총액의 10%가 빠져나갔다. 꽤나 큰 규모의 돈이 동시에 움직인 것이다.
그 때 주식이 떨어지는 걸 보니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배신감이 들었다. 사람도 아닌 시장을 상대로 혼자서 배신감을 느낀다는 게 웃기지만, 그만큼 내가 많이 기대하고 믿었던 것이다. 벌어들이는 수익, 사업의 매력도를 따져보고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과 수익구조에는 큰 이상이 없어서 계속 비중을 높이고 있었는데, 외국인 매도에 시총 순위권의 회사들이 속절없이 비실거리니 답답했다.
이런게 복잡계 세상인가... (한숨)
올해 1분기,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던 내 중국 인터넷/플랫폼 관련 ETF는 뜬금없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폭락했고 나는 손절해야 했다. 그런데 그때 중국의 여파가 현재의 한국 시장까지 흘러왔다. 그리고 플랫폼 사업자 규제발표와 섞여 외국인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과연 내가 시간을 돌려서 올해 초로 간다면, 이걸 예측할 수 있을까?
지금은 통신, IT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든 어떤 정보라도 즉시 알 수 있는 세상이다. 그 정보로 인한 주식 시장에서의 가격 변화도 다채로워지고 빨라졌다. 과거에는 업계 전문가들이나 이야기 했을 법한 FOMC 회의 결과나 미국의 자산 축소 같은 정보들이 유튜브를 통해 쉽게 해설되고 있는 것을 보라. 가끔은 이러한 정보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여 회사의 사업성과 수익성보다 회사의 주가를 크게 움직이기도 한다.
투자자들의 심리는 투자자가 듣는 정보에 따라 움직인다. 정보는 전 세계에서 지금도 쉼없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정보가 어떤 식으로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제반 지식에 달려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오종태 이사님은 자기 확신에 빠지지 말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와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작년부터 나는 거의 주식과 경제에 관련된 책만 읽었다. 관심이 온통 투자해서 돈버는 것에 있던 것도 있지만, 소설이나 역사 등 다른 분야의 책을 읽는 게 하등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커서였다. 그런데 이젠 다른 분야의 책도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테니스 할 때 늘 잔발을 구르고 있어야만 어디서 공이 날아오든 달려갈 수 있는 것 처럼, 여러 분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아야 정보에 대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글은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