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거꾸로 읽는 세계사

알레시스 2021. 12. 21. 00:39
거꾸로 읽는 세계사 개정판 표지


이 책은 드레퓌스 사건을 포함하여 이 후 현대사의 중요한 물줄기가 된 11개 사건을 간략하게 소개한 책이다.
별로 궁금해본적 없던 사건들에 대하여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가질 수 있을만큼 재미있게 쓰여있다. 책의 분량이 많지 않다보니 자세한 내용은 참고문헌을 찾아보아야 한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중국공산당의 대장정' 부분이었다. 요즈음 이해 못할 중국의 행동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비주류 단체에 불과했던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민심을 얻고, 절대적 열세인 병력으로 장제스의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국 대륙을 차지한 스토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영웅의 탄생에 완벽히 어울리는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 인민들에게 마오쩌둥은 단순한 통치자가 아니라 교조주의적인 인물이 되었다. 마오쩌둥은 이 사건 이후 절대적 옳음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고, 이 후 대약진운동이나 문화대혁명, 천안문사태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모두가 알듯이 종교도 아닌 일반 인물에 대한 맹목적인 마음가짐은 다소 위험하다. 나는 광신적인 종교집단이 연상됐다. 그곳에서는 신성모독이라는 방어기제를 가지고 절대적 옳음을 이야기한다. 절대적 옳음을 저해하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목숨을 내놓을 만큼이나 철저하게 거부한다. 보통 이러한 종교집단의 우두머리는 본인의 의도에 '절대적 옳음의 논리'를 갖다붙이는데, 그 집단에서 인정받는 신도일 수록 본인의 신앙을 증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우두머리의 의견에 찬성한다. 이 과정은 무한히 반복되는데, 결국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편협한 논리로 수렴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며 그 집단은 일반 사회와 동떨어지게 된다.
나는 위험하지만 종교집단을 중국 공산당으로 바꾸어 생각해보았다. 그랬더니 중국이 자국 기업을 규제하고, 자국민을 통제하는 수준이 왜 일반적인 다른 국가와 점점 차이가 나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이 외 드레퓌스 사건도 매우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정보를 더 많이 듣고, 그를 통해 본인의 논리를 강화하는데 이것이 집단과 합쳐지면 얼마나 비인간적인 수준까지 도달하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읽었던 사건 하나하나를 다 쓰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 듯하여 이 책에 대한 내 소감은 여기서 줄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