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정재승 교수님이 2018년도에 쓴 책인 "열두 발자국" 의 소제목 중에 이런 것이 있다.
"패자부활전 없는 사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인생의 어느 한 시점에서 뒤쳐졌을 때 만회가 어려운 사회, 그리고 개인의 인정 욕구가 강한 집단 환경에서는 개인들이 실패할 확률이 적은 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올라간다. 통계적으로 실패를 경험해본 사람보다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실패의 두려움을 크게 느끼 때문이다.
나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회에서 자랐다. 주변에서 사업하다 망한 분들의 이야기를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했다.
'집에 돈이 많아서 성공한거지...', '성격이 원래 타고나서 성공한거지...'
이런 경험과 환경때문이라고 콕짚어 말할 순 없겠지만, 이런 환경이 내가 인생을 선택할 때 영향을 준것은 분명하다. 무얼 선택하든 성공하는 것 보다는 실패했을 때 얼마나 인생이 망가질지를 먼저 고려하는 내 성향 말이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가수 장기하씨의 큰 인생관이다. 인생을 대충 살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생에서 고려해야할 중요한 사항은 몇가지 안되는데 너무 불필요한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을 좋아하던지, 도전해보던지 그건 나의 선택인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대에 너무 맞추려들지 않았는가? 마치 독서를 취미라고 말하면 하루에 책을 한권이상 읽어야할 것처럼 말이다.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면, 내 인생의 중요한 방향은 내 중심적으로 생각하며 살아도 된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성찰한다."
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기하씨의 생각이다. 후회는 지나간 일에 대한 평가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 성찰은 지나간 일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미래를 향해있다. 내가 사는 세상은 늘 미래에 있으니 후회는 경험으로써 내게 기여하는 것 외에는 쓸모 없다. 몇년전에 내 블로그에 썼던 고민을 요즘에도 하고있는 날 보니 내 취미를 후회로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다. 여하간 이젠 성찰이다.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