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기랑 코타키나발루 여행 - 4
여행장소 :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
여행기간 : 2024년 5월 11일 ~ 16일
출처: https://alesis.tistory.com/83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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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4일 화요일
1. 다미의 코감기
다미는 3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닌 이후로 계속 코를 흘리고 있다. 중이염도 있던 터라 여행 가기 전에는 어떻게든 코감기와 중이염을 없애보고자 외출도 자제하며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다행히 여행을 떠나기 전 어느 정도 병세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여 며칠 있었더니 다시 코가 안좋아졌다. 냉장이 불가능한 환경 때문에 항생제를 바꿨기 때문인지, 잦은 외출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란 코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코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었는지 자는 동안 뒤척이는 횟수가 많았다.
다미가 아침 6시도 아닌 시간에 잠에서 깨 울기에 결국 안아서 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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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는 평소에 따로 잠을 자서 그런지 안겨서 잠에드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몸이 안 좋거나 피곤할 때면 엄마아빠의 품을 찾아 안긴다. 잠에서 깨 칭얼대는 다미를 안았더니 곧 잠에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는 건 나와 다운이뿐일 텐데 다미에게 고생을 시킨 것 같아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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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다미를 여행에 데려가는 이유는 행복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나 여행지에서 경험하면서 느끼는 행복은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을 때 기어코 현실이 되지 않던가?
2. 마누칸섬 투어
샹그릴라 탄중아루 안에는 보트 선착장이 있다. 해양레포츠를 할 수도 있고 인근 섬으로 갈 수 있는 보트를 탈 수 있는 곳인데, 우리는 7-8분정도 보트를 타고 가장 가까운 마누칸섬을 갔다. 그런데 이날 바람이 너무 세서 섬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물에 완전히 젖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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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바람이 유난히 세게불면서 보트에서 튀긴 물이 왼편에 앉은 사람들에게 사정없이 튀었다. 내가 앉은자리는 물 한 방울 튀지 않아 그 심각성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호스로 물 뿌리듯 바닷물이 들어와서 다미를 내가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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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우여곡절 끝에 마누카섬에 도착했다. 섬 자체가 해양공원이라서 입장료가 있었다.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하고 해변에 입장했는데, 하얀 모래의 해변이 꽤나 길었다. 몇몇 빌라스타일의 숙소도 있고 작은 매점 겸 식당도 있어서 놀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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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를 튜브에 태워서 물놀이하다가 해변에 걸어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예쁜 사진을 건지진 못했지만 철썩거리는 파도를 다미가 너무나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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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가 물놀이를 너무 좋아하긴 했지만, 이날 바람이 많이 불어 다미가 추울 것 같았다. 가뜩이나 아침부터 콧물도 나고 약간 미열도 있던 터라 더욱 걱정이 됐다. 그래서 물에서 노는 건 짧게 하고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했다. 섬에서 두 시간정도 있다가 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다미가 모래놀이하는 동안 바다에 들어가 스노쿨링을 해보았는데, 해변 인근에서는 흩날리는 모래 때문에 물이 탁해 보이는 게 없고 바다의 수영경계선까지 멀리 가보니 여러 물고기들과 바닥에 깔린 성게들이 보였다. 그나저나 언제쯤 다미와 함께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3. 신라한식당, kk플라자 마트, 쌍천씨푸드
오후에는 다시 시내로 나갔다. 시내를 여러 번 나가다 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어 사진이 없다. 간략히 소감만 글로 쓰자면
- 신라한식당은 제육볶음이 맛있었지만 치킨은 너무 짰다. 순두부찌개는 말레이시아 현지화된 맛이었지만 꽤나 먹을만했다.
- kk플라자 마트에서 기념품 파는 직원들은 너무나 친절했다. 한국말을 굉장히 잘했고 다미를 너무나 예뻐해 줘서 고마웠다. 나중에 계산할 때는 서비스도 챙겨주었다.
- 쌍천시푸드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맛은 있었지만 1시간 기다릴 맛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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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시푸드에 갔는데 우리가 워낙 숫자가 많아서 그런지 2층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런데 2층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있었고,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인지 음식이 한 시간이 지나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왁자지껄한 단체 관광객들의 말소리까지 더해지니 식당 안에서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내 인생 가장 큰 새우를 먹어봤다는 것.
어쨌거나 식당 안이 덥기도 해서 다미를 데리고 밖에 나왔다. 넓은 시장 한가운데에 테이블이 펼쳐져 있고 가장자리에는 수조 속에 바닷가재와 물고기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에어컨 없이 개방된 구조라 온도는 더 높았지만 천장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실링팬의 바람이 은근 쾌적했다. 그래서 다미와 한참을 걸어 다니며 구경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시장 구경은 재미있었다.
이렇게 코타키나발루에서 3일째 일정이 끝났다. 4박 6일의 여행이니 꽤 길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코타키나발루에서 하루 온종일 편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단 3일뿐이었다. 그중 마지막 날이 저무는 중이었고 다음날이면 한국으로 갈 걱정을 마음 한편에 안고 최대한 코타키나발루를 눈에 담아야 했다.
그래서 참 아쉬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