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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투키 새순 분갈이
    카테고리 없음 2021. 2. 3. 16:15

    우리 집엔 스투키 화분만 5개 있다. 아내가 회사에서 받아온 것들인데, 한두 달에 한번 정도 물 주고 햇빛 잘 드는 거실 창가에 두었더니 새순이 났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두고 보았는데, 어디서 찾아보니 새순이 자라면 모체가 양분을 빼앗겨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생애 첫 분갈이를 해봤다.

     

    1. 준비물

     - 화분, 마사토, 배양토, 삽, 분갈이 매트, 바닥 망사

     

    분갈이 준비물

     

    흙은 대충 집 근처 텃밭에서 퍼오려고 했더니 그랬다간 흙 속에 있던 온갖 벌레들의 알이 부화하여 집안을 돌아닐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곧장 마트로 향했다. 나는 벌레를 싫어하고, 엄마 말은 일단 잘 듣는 게 좋다. 

     

    2. 새순 분리

    보통은 화분을 모두 뒤엎어서 완전히 스투키를 꺼낸 후에 작업을 하시던데, 나는 최대한 새순 쪽 흙만 퍼서 꺼내는 방법을 했다. 

     

     

    작업 전

     

    분갈이 매트가 있어서 편리했다. 분갈이 매트가 없는 경우는 잘 안 쓰는 돗자리나 신문을 써도 될 것 같다. 

     

     

    마사토 빼기

     

    좁은 화분에 빽빽이 있다 보니 새순 부분만 꺼내기가 영 힘들어서 덮여있는 마사토는 모두 빼고 시작했다. 그다음 새순 인근에 있는 흙들을 살살 긁어서 스투키를 분리했다.

     

     

    스투키 꺼내기

     

    ...!!??!

    꺼내고 보니 튼실한 대파처럼 생겼다. 저기 옆에 작게 붙어있는 것이 새순이다. 손으로 힘을 주어 떼니 쉽게 떨어져 나간다. 

     

     

    스투키 새순

     

    작은 스투키 새순 3개가 나왔다. 맨 오른쪽 스투키는... 힘을 주어 꺼내는 바람에 가운데 몸통이 빠져버렸다. 장래가 촉망받을 스투키 앞날을 망쳐버린 것 같아 미안했다. 

     

    3. 새순 심기

    우선 화분 바닥에 거름망부터 갈았다. 소중한 흙과 모래가 빠져나가면 안 되니까.

     

    화분 바닥 거름망 넣기

     

     

    그리고 나선 마사토를 깔았다. 화분이 크지 않은지라 손가락 한마디 정도 깔았다. 

     

    바닥에 마사토 깔기

     

    그다음엔 배양토와 마사토를 7:3 정도 비율로 섞어서 넣었다. 물 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서 이 정도로 섞어서 넣는다고 하는데, 정말 이게 최적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이번에 옮겨 담은 스투키가 잘 자라는지 지켜봐야 알 것 같다.  

     

    배양토7 마사토3 정도 섞기

     

    그런데 흙을 채우면서 스투키를 같이 넣다 보니 뭔가 모양이 이상하다.

     

    배양토에 새순 심기

     

    ...??

     

    이렇게 뿌리 쪽 흰 부분이 많이 보이는 게 맞는 건가? 그렇다고 해서 더 깊숙이 심을 수도 없다. 새순의 뿌리가 상당히 길기 때문이다.

    작은 화분으로 옮기니 뿌리가 흙 속에 다 들어가질 않는다.

     

    그래도 일단 심어놓으면 잘 살겠지 싶어 마사토까지 덮었다.

     

     

    범상치 않은 스투키 가족 탄생

     

    이리하여 새로운 스투키 가족이 탄생했다.

    흰 줄기 부분이 많이 올라와있다 보니, 아내는 웬 쪽파를 심었냐고 물어본다........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스투키는 줄기를 잘라도 새로 뿌리가 난다고 한다. 보기 좋을 정도로 뿌리를 정리해도 됐었는데, 일단 분갈이가 완료되었으니 내버려 두기로 한다.

     

    옮겨 심고 나서는 좁은 집으로 이사한 스투키들이 적적할까 봐 물도 듬뿍 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옮겨 심고 나서 바로 물 주는 것보다 2~3일 정도 기다린 뒤 물을 주는 게 좋다고 한다. 못난 주인을 만난 스투키가 고난을 잘 버텨내길 기도하는 중이다.)

     

    4. 그리고 4일 후

    다행히 아직까지는 건강해 보인다. 새순인지라 햇빛 잘 보게끔 남쪽 창가에 잘 두었다. 

     

    스투키와 이름모를 식물

     

    나는 식물을 키워본적도 없고 키울줄도 모른다. 내 사무실에 있던 다육식물, 난초들은 모두 말라죽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우리집 화분들은 잘 자란다. 우리 집이 고층에 남향집이다 보니 햇볕이 잘 들고 따뜻한 게 한몫하는 것 같고, 때때로 흙의 습도를 체크한게 도움이 되었나 싶다.
    시간 날 때 한 번씩 들여다보았던 식물들이 꽃도 피고 잘 자라는 걸 보니 재미있다. 아니 재미있다는 표현보다는 기분이 좋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반려 동물 혹은 식물이 있다는데 나는 식물이 더 맞는 모양이다. 

     

     

    5. 정산

    오늘도 정산을 한다.

    항  목금  액
    분갈이매트4,900원
    마사토 1kg3,900원
    배양토 5kg7,900원
    모종삽2,900원
    화분 바닥망1,000원
    화분4,900원
    합 계25,500원

    .....?

     

    작은 스투키 화분 하나에 25,0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이다.

    남은 배양토랑 분갈이 도구들 아까우니 다음에 또 써먹어서 본전을 뽑아야겠다. 

     

    끝.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