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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카테고리 없음 2021. 8. 27. 11:41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회사 사무실에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하나 있어서 집어왔다. 어쩌면 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가 쓴 책이라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제목은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여느 기후/환경론자들의 책처럼 그저 망가진 미래 정도를 그려놓았을 줄 알았다. 책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빌 게이츠는 매우 이성적인 공학자였고 기후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도 마찬가지였다.

    빌게이츠가 기후재앙을 해결하는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았다.
    1) 기후변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 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2) 탄소와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는 어떠한가. 그리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되는가.
    - 탄소배출을 하지 않아야 한다. 완전히
    3) 연간 탄소 배출량은 얼마이며 어느 분야에서 얼만큼 발생하는가
    - 매년 510억 환산톤이 발생한다. 전력생산 27%, 제조업 31%, 사육과 재배 19%, 교통과 운송 16%, 냉난방 7%
    4) 각 분야에서 탄소감축은 가능한가?
    - 에너지 생산을 화석연료로 하지 않더라도 제품을 생산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31%의 탄소는 막을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대체제를 만들거나 탄소를 포집하는 것이다.
    - 현재 위의 기술 모두 실현은 가능하나 상용화 시키기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그린 프리미엄이라고 부름)
    5) 어떤 방법이 최선인가?
    - 정부 정책변화를 통해 그린 프리미엄을 상쇄하는 시장을 조성해야 하며, 기후변화에 맞춘 제도개선, 기술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
    - 시장 참여자들은 청정 에너지원, 제품에 대해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자체적인 탄소 부담금 등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

    내가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 중 하나는 에너지 생산을 모두 무탄소 방법으로 하여도 절반이하의 탄소를 줄일 뿐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에너지원인 전력 부분의 탄소배출량은 27%밖에 되지 않는다. 냉난방 7%와 교통과 운송 16%를 친환경 전력에너지로 한다고 해도 제조업과 농축산물 생산으로 발생하는 50%의 탄소는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탄소를 뿜어내는 철강과 시멘트, 그리고 고기들을 다른 대체재, 대체육으로 바꾸던지, 떠다니는 탄소를 포집해야 한다. 사실상 현재의 기술력으론 불가능하다.
    빌게이츠도 이 부분에 대하여 명확히 짚고 넘어간다. 그래서 현재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것을 나눠서 이야기한다. 우리가 전기차를 구매하고, 가스 난방 대신 히트펌프를 사용하고 에너지원을 단계적으로 친환경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친환경 제품과 에너지를 구매하는데 방해가 되는 여러 규제를 철폐하거나 바꾸는 것은 현재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탄소포집기술이나 대체육, 탄소 없는 비료 등 다소 긴 시간과 자본이 필요한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다. 이 부분은 세계의 각 국 정부가 정책으로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특히 미국 정부에 관해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해야 할 일을 나누어 이야기한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할까.
    탄소를 발생시키는 대표적 분야인 전력생산에 관해서는 적어도 2050년까지 우리나라는 무탄소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도입이 매우 더디지만 2030년까지는 신재생에너지를 속히 도입하기 위한 제도와 법령이 모두 정비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빠른 도입을 위해 분명 한국전력공사를 필두로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현재 신규로 짓는 석탄발전소의 수명을 감안하더라도 2050년까지는 무탄소를 달성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이 경우 원자력발전소는 더 늘어나야 한다. 빌게이츠가 이야기한 것처럼 소형 원자력 발전이든 대형 원자력발전이든 현실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원자력 발전 뿐이다. 빌게이츠가 테라파워(소형 원자력발전기업)를 설립한 이유도 그와 같다.
    교통과 운송, 냉난방 부분도 문제 없다. 교통과 운송부분에서 차량은 이미 전기차, 수소전기차가 상용화 되었고 냉난방 부분도 우리나라 가전업체의 히트펌프기술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다만 선박의 동력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이나, 수소 연료추진선이나 메탄올 추진선박을 이미 국내 선사에서 개발중이므로 2050년까지는 상용화 될 수 있을것이다.
    문제는 제조업이다. 중국, 일본, 미국, 인도, 러시아 다음으로 철강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우리나라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세계 5위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이 철강을 생산하는데 1:1.8의 비율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안타깝게도 1.8이 이산화탄소이다. 1톤의 철강을 생산하는데 1.8톤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시멘트는 조금 덜 절망적이어서 1:1의 비율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 산업들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므로, 절대 버릴 수 없다. 고로 탄소포집시설이 꼭 필요한데, 현재 우리나라의 탄소포집기술은 상용화 이전단계까지 준비된 상태이나 정작 포집된 탄소를 보관할 장소가 없다. 막대한 양의 탄소를 가스통에 보관할 순 없으므로 깊은 땅 속에 묻어야하는데, 좁은 한반도에서 적절한 땅을 찾기도 어렵고, 어렵사리 땅을 찾는다고해도 그 땅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막대한 민원 제기하여 사업을 지연시킬 것 이기 때문이다. 고로 도로, 수도, 전기처럼 탄소중립관련 법령을 제정하여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탄소포집기술 상용화를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고, 그 트랙레코드를 가지고 기술적 완성도와 사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탄소저감, 기후변화를 막는 것은 여기저기 말로만 떠들어서는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정확히 정책과 기술의 문제이다. 국가 기간산업으로 친환경산업을 관리해야만 빠른 기술발전이 가능할 것이고, 그것이 우리나라 미래 산업을 먹여살릴 것이다..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친다. 끝.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