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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7일, 고등학교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암이었는데, 한번 치유됐다가 재발하였고 결국은 그렇게 되었다.
그 친구는 약사였고, 나와 같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다.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가끔 한다리 건너 만나거나 안부를 주고 받는 사이였다. 간혹 내게 먼저 연락을 주기도 했었다. 작년에는 내 결혼식도 축하해주었다.
내 옅은 기억 속에 친구는 세심한 성격이었다. 세심한 성격덕에 공부도 잘했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았다. 그랬던 친구가 돌연 잠적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몇 달 전이었다. 재발한 암때문에 치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렇게 친했던 애들 몇 명에게 통보를 하곤 사라졌다.
그리고 몇 달 후 발인이 끝난 오늘 나와 내 친구들 모두 소식을 알게됐다.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건 어렵다. 세상을 과학적 잣대로만 이해하는 나로서는 특히나 어렵다. 그럼에도,, 내가 인지하지 못한 다른 세계에서 친구가 행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길 바란다.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잠이 안온다. 눈을 감는 순간 친구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나라면 어떠할까. 내 자신과의 이별하는 느낌은 어떠할까.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