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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에 대해 쓴 뉴스타파의 기사를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본다.
https://www.newstapa.org/article/asknK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에 대해 쓴 뉴스타파의 기사를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본다.
나는 여유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도 않고 어떤 피해도 도움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 나는 스스로 자립하는 데에만 집중했다.
대학생 때 단 한 번도 해외에 나가거나 휴학을 하며 다른 길을 모색해보지 않았던 것도 앞서 말한 이유 때문이었다. 해외에 나갈 돈이 있다면 혹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해외에 나갈 돈을 모을 여유가 있다면 그 여유를 부모님과 내 생활형편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나는 늘 생각했다. 내 삶에 필요한 진정한 변화는 내 마음만으로도 가능하다는 당찬 생각과 함께 말이다.
물론 당찬 생각만큼 내가 강력한 의지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외부 환경보단 내 의지가 중요하다고 수없이 돼 내었지만 돌이켜보니 남아있는 건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한 자책감과 제 때에 세상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후회뿐이었다. 내가 장자나 에피쿠로스만큼의 정신력을 가졌다면 달랐으려나.
혹자는 여유도 없고 잃을 것도 많지 않으니 더 진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나도 어떤 사람에게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을 이해하는데에는 맞지 않다. 나같은 사람들은 현재의 시스템에 순응하는 사람들이다. 그 속에서 나름의 균형감을 유지하며 위태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손에 쥔 자그마한 것도 놓기 어렵다. 그것마저 놓아버리면 열심히 살아왔던 내 지난 노력을 무엇으로도 증명할 수 없고, 그 자그마한 것을 만들기 위해 또다시 같은 노력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무척이나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만약 변화에 소극적이고 현재의 자리를 지키려는 태도를 보수라고 정의한다면, 그때의 내가 보수주의자 아니었을까.
오늘 글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