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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와 자유(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를 읽고)
    카테고리 없음 2024. 1. 12. 23:39

    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 김수영 저

      민주주의는 상대주의를 옹호합니다. 거꾸로 말해서 상대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토양에서 무럭 무럭 자라납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생각과 취향에서 완전히 독립된 절대적 진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부정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에 의존하는 제도이고, 다수결은 서로 다른 생각과 취향 들을 충분히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 서있습니다. 
    (p.177,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권력이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모두가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체제의 사람들은 권력을 투표로 행사하고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서 자기의 논리를 끊임없이 펼쳐야 한다. 고로 민주주의에서는 절대 진리가 없다. 단지, 다수가 주장하는 의견을 진리에 가깝다고 본다.

       그럼 다수의 의견은 옳은가? 그렇지 않다. 소크라테스와 예수는 다수 민중의 선택에 의해 죽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도 선출된 권력이었다. 전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대의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그들의 지도자를 투표로 뽑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국가는 손으로 꼽는다. 다수 민중 또한 개인과 다름없이 편향적이며 때때로 불합리한 선택을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철인통치, 즉 소수의 권력자에게 국가의 운영을 맡기지 않는 것은 개인의 이익이 다른 사람들의 이익보다 우선하다는 생물학적인 본능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을 우리는 직감적으로도 알고 역사적으로 알기에 다른 사람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이 될 수 있는 민주주의 체제를 선호한다.

      

      민주주의는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사람이 권력을 나누어 가진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이 진리를 말할 수 있다. 그들의 의견은 그 사회의 진리가 될 수 있는 잠재적 후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 사람이 말한 것이 허무맹랑하거나 혐오스럽다면 그것은 말하는 사람이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설득했는데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말하는 사람이 남들과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사회는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부의 배부 이야기만 해도 빨갱이로 낙인찍고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이야기하면 부르주아 앞잡이라고 비아냥을 받는다. 대통령의 잘못된 언사를 이야기하면 고소당하고 똑같이 위임한 권력에 지배받는 사람들이 바짓가랑이를 끌어내린다. 미국은 어떤가. 유명 대학교의 총장들은 청문회에서 유대인 옹호를 강요받는다. 학내에서 일어나는 이스라엘 반대 시위에 대해 조금이라도 옹호하는 이야기를 했다간 반유대주의자로 폭격을 맞고 총장직에서 물러나고 있다. 

      자신있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수 없고 내 의견을 이야기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여론부터 살피는 사회는 결국 파시즘으로 이어진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남을 판단하지 못한 채 다수의 논리에 판단을 의탁하면, 결국 다수에게 자기 의견을 꽂아 넣을 수 있는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만 이익을 보는 사회가 된다. 

      그래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상대주의는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이니까.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철학적 용언에 대해 토막글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오늘 글은 그중 내가 꽂혔던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오늘 글은 여기서 끝.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