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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랑 코타키나발루 여행 - 1가족일기 2024. 5. 25. 15:36
여행장소 :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
여행기간 : 2024년 5월 11일 ~ 16일
다미랑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다. 가기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미는 중이염, 다운이는 알 수 없는 위장병으로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순 있을는지 참 많이 걱정했다. 다행히 별일 없었고, 한번 해외 다녀온 덕분에 앞으로 비행기로 5시간 이내 지역은 어디든지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물론 돈이 문제이지만..)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출국
1. 목포에서 출발
내가 살고 있는 전남 목포에서는 국제선 비행기타기가 참 어렵다. 무안국제공항이 있긴 하지만 정기운항 편은 없고 모두 여행사 전세기뿐이다. 전세기는 정기운항 편보다 1.5배 가격도 비싸고 좌석사전지정도 불가능하다. 중요한 건 우리가 가려는 코타키나발루행 전세기는 전혀 없다.
그래서 그 다음 가까운 곳인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차로 3시간 거리. 보통사람들에겐 이것도 긴 시간이겠지만, 만약 내게 김해공항이 없었다면 인천국제공항을 가기 위해 서해대교의 고질적인 교통체증을 견디고 영종대교의 값비싼 톨비를 내야 됐을 것이다.
다행히 다미가 보챔없이 김해공항에 가는 동안 푹 잤다.
2. 김해공항 도착
우린 캐리어 2개, 배낭 2개, 유모차 1개를 들고 갔다. 수하물은 다미몫 10kg까지 포함하여 총 40kg 제한이었는데 충분했다.
유모차는 비행기 내부까지 직접 가져가서 선반위에 실어놓는 방식으로 가져갔다. 난 기본적으로 도어 투 도어 서비스로 유모차를 비행기 탑승 전 수하물로 보낼 수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따로 요청을 해야 됐던 것 같다. 물론 비행기 내부까지 직접 유모차를 가져가면 내린 후에도 수하물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아이를 유모차에 태울 수 있으니 그 점은 장점이다. 다만 그 장점이 크게 작용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는데, 다미가 유모차에 앉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과 우리 수하물은 항상 맨 첫 번째로 나오게끔 항공사에서 배려해 주셔서 그리 오랜 시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저녁 7시 출발 비행기였다. 비행기에서 다미를 재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어찌된게 다미는 돌아다닐수록 더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었다.
3. 코타키나발루행 비행기 탑승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평소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나는 수개월 동안 비행기에서 다미가 잘 있을지 많이 고민해왔다. 워낙 많이 고민해서였는지 실제 비행기에서 다미의 반응이 은근 기대됐다.
비행기 이륙할 때 맞춰 준비해놓은 배도라지즙과 다미가 좋아하는 레이첼 영상을 꺼냈다. 아직 중이염이 다 낫지 않은 상태여서 이륙할 때 고막이 아플까봐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다미가 찡얼거리진 않았다.
우리는 당초 맨 앞좌석 2개를 사전구매했었는데, 항공사와 다른 승객분들이 배려해 주시어 3자리 모두 빈 뒤쪽 좌석으로 옮겼다. 맨 앞 좌석이 좀 넓긴 하지만 빈 좌석하나가 있는 것만큼은 아니었다. 아이를 계속 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피로할 뿐 아니라 옆좌석에 앉은 분께 다소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 비행기를 탄다면 앞뒤 구분 말고 1 좌석 비어있는 곳으로 타되 통로 측에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상보고 스티커북으로 노는 것도 두어 시간 지나니 다미는 좀 지루해했다. 비행기 복도로 자꾸 뛰어나가려고 했다. 그래서 다미를 안고 복도로 화장실로 오고 가는 것을 반복했다. 다미는 보통 9시에 자는데 평소에도 잠자리가 불편하면 칭얼대면서 잠을 자는 편이다. 다행히 승무원분들이 비상구 앞 격벽으로 분리된 곳에서 아기를 안고 있어도 된다고 하셔서 비행 내내 우는 일은 없었지만, 상당히 진땀 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20여분 정도 다미를 달래며 안고 있으니 잠에 들었고 위 사진처럼 잠시나마 눕힐 수도 있었다.
칭얼대는 다미를 달래면서 작년 해외출장때 일이 생각났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뮌헨을 거쳐 한국으로 와야 했었는데 기체결함으로 비엔나에서 비행기가 2시간이나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뮌헨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를 놓쳤었다. 그때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인천으로 가는 대체항공편을 탔었는데 뮌헨에서 이륙한 후 이스탄불에 착륙하기까지 온 시간 동안 옆좌석의 아이가 울며 칭얼대던 것이다. 그 아인 두 돌쯤 됐던 것 같은데 그 아이의 부모는 얼마나 난처했을는지 잠시 생각이 났다.
그때를 생각하면 다미가 칭얼대는게 주변 승객들 입장에선 짜증이 날만한 일이었을 텐데, 오히려 다미에게 말도 걸고 까꿍놀이도 해주시면서 다미가 어색하지 않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덕분에 코타키나발루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4.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샹그릴라 탄중아루로 이동
현지시각으로 11시, 한국시각으로 자정이 되어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했다. 스카이스캐너에서는 코타키나발루까지 5시간이 걸린다기에 자고 있는 다미를 안고 손목시계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내 예상보다 1시간이나 빨리 도착한 것이었다. 너무 기뻤다.
공항 입국장으로 나오니 습한 공기와 자동차 매연냄새가 확 느껴졌다. 여긴 한국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첫 순간이었다.
율이네에서 하이말레이시아를 통해 픽업차량을 예약해두어서 편리하게 숙소로 갈 수 있었다. 숙소는 샹그릴라 탄중아루. 공항에서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픽업 기사님은 친절했고 다미도 즐거워했다.
나와 아내는 코로나가 막 창궐하던 2020년도 봄에 결혼했다. 그때는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던 시기여서 국외로 신혼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사실상 이게 우리의 신혼여행이자 경험해 본 가장 비싼 숙소였다.
로비에서 짐도 옮겨주고 웰컴드링크도 한잔씩 나누어주어 기분이 좋았다. 다미는 호텔 로비가 맘에 들었었던 것인지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신나있었다.
그렇게 방에들어가 씻고 잠에 들었다. 호텔 측에서 아기 침대, 유모차, 식기소독기를 준비해 주셔서 고마웠다.
이때까진 몰랐다 베란다 밖에 어떤 풍경이 펼쳐져있는지...'가족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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