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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랑 코타키나발루 여행 - 4가족일기 2024. 6. 7. 22:54
여행장소 :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 여행기간 : 2024년 5월 11일 ~ 16일
출처: https://alesis.tistory.com/83 [1편]
2024년 5월 14일 화요일
1. 다미의 코감기
다미는 3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닌 이후로 계속 코를 흘리고 있다. 중이염도 있던 터라 여행 가기 전에는 어떻게든 코감기와 중이염을 없애보고자 외출도 자제하며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다행히 여행을 떠나기 전 어느 정도 병세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여 며칠 있었더니 다시 코가 안좋아졌다. 냉장이 불가능한 환경 때문에 항생제를 바꿨기 때문인지, 잦은 외출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란 코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코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었는지 자는 동안 뒤척이는 횟수가 많았다.
다미가 아침 6시도 아닌 시간에 잠에서 깨 울기에 결국 안아서 재웠다.다미는 평소에 따로 잠을 자서 그런지 안겨서 잠에드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몸이 안 좋거나 피곤할 때면 엄마아빠의 품을 찾아 안긴다. 잠에서 깨 칭얼대는 다미를 안았더니 곧 잠에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는 건 나와 다운이뿐일 텐데 다미에게 고생을 시킨 것 같아 미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다미를 여행에 데려가는 이유는 행복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나 여행지에서 경험하면서 느끼는 행복은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을 때 기어코 현실이 되지 않던가?
2. 마누칸섬 투어
샹그릴라 탄중아루 안에는 보트 선착장이 있다. 해양레포츠를 할 수도 있고 인근 섬으로 갈 수 있는 보트를 탈 수 있는 곳인데, 우리는 7-8분정도 보트를 타고 가장 가까운 마누칸섬을 갔다. 그런데 이날 바람이 너무 세서 섬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물에 완전히 젖어버렸다.
이날 바람이 유난히 세게불면서 보트에서 튀긴 물이 왼편에 앉은 사람들에게 사정없이 튀었다. 내가 앉은자리는 물 한 방울 튀지 않아 그 심각성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호스로 물 뿌리듯 바닷물이 들어와서 다미를 내가 안았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마누카섬에 도착했다. 섬 자체가 해양공원이라서 입장료가 있었다.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하고 해변에 입장했는데, 하얀 모래의 해변이 꽤나 길었다. 몇몇 빌라스타일의 숙소도 있고 작은 매점 겸 식당도 있어서 놀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다미를 튜브에 태워서 물놀이하다가 해변에 걸어나와서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예쁜 사진을 건지진 못했지만 철썩거리는 파도를 다미가 너무나 좋아했다.
다미가 물놀이를 너무 좋아하긴 했지만, 이날 바람이 많이 불어 다미가 추울 것 같았다. 가뜩이나 아침부터 콧물도 나고 약간 미열도 있던 터라 더욱 걱정이 됐다. 그래서 물에서 노는 건 짧게 하고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했다. 섬에서 두 시간정도 있다가 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다미가 모래놀이하는 동안 바다에 들어가 스노쿨링을 해보았는데, 해변 인근에서는 흩날리는 모래 때문에 물이 탁해 보이는 게 없고 바다의 수영경계선까지 멀리 가보니 여러 물고기들과 바닥에 깔린 성게들이 보였다. 그나저나 언제쯤 다미와 함께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3. 신라한식당, kk플라자 마트, 쌍천씨푸드
오후에는 다시 시내로 나갔다. 시내를 여러 번 나가다 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어 사진이 없다. 간략히 소감만 글로 쓰자면
- 신라한식당은 제육볶음이 맛있었지만 치킨은 너무 짰다. 순두부찌개는 말레이시아 현지화된 맛이었지만 꽤나 먹을만했다.
- kk플라자 마트에서 기념품 파는 직원들은 너무나 친절했다. 한국말을 굉장히 잘했고 다미를 너무나 예뻐해 줘서 고마웠다. 나중에 계산할 때는 서비스도 챙겨주었다.
- 쌍천시푸드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맛은 있었지만 1시간 기다릴 맛은 아니었다.
쌍천시푸드에 갔는데 우리가 워낙 숫자가 많아서 그런지 2층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런데 2층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있었고,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인지 음식이 한 시간이 지나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왁자지껄한 단체 관광객들의 말소리까지 더해지니 식당 안에서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내 인생 가장 큰 새우를 먹어봤다는 것.
어쨌거나 식당 안이 덥기도 해서 다미를 데리고 밖에 나왔다. 넓은 시장 한가운데에 테이블이 펼쳐져 있고 가장자리에는 수조 속에 바닷가재와 물고기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에어컨 없이 개방된 구조라 온도는 더 높았지만 천장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실링팬의 바람이 은근 쾌적했다. 그래서 다미와 한참을 걸어 다니며 구경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시장 구경은 재미있었다.
이렇게 코타키나발루에서 3일째 일정이 끝났다. 4박 6일의 여행이니 꽤 길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코타키나발루에서 하루 온종일 편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단 3일뿐이었다. 그중 마지막 날이 저무는 중이었고 다음날이면 한국으로 갈 걱정을 마음 한편에 안고 최대한 코타키나발루를 눈에 담아야 했다.
그래서 참 아쉬운 밤이었다.'가족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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