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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개월 아기랑 코타키나발루 여행 - 5(끝)
    가족일기 2024. 6. 15. 15:07
      여행장소 :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
      여행기간 : 2024년 5월 11일 ~ 16일

    출처: https://alesis.tistory.com/83 [1편]
     

    봉가완 해변 해질녘에 가족사진

     

     2024년 5월 15일 수요일 

    1. 리조트 떠나기 전 수영, 키즈카페 즐기기

      코타키나발루를 떠나는 날 아침이다. 여행 떠나기 전엔 리조트에서 최대한 내부 시설들을 이용하며 쉴 생각이었는데 여행온김에 뽕을 뽑아야 한다는 자린고비 정신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그 좋다던 리조트 내부 키즈카페는 한 번도 가지 못했고 수영장도 첫날 하루만 이용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침부터 일찍 리조트의 모든 시설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수영장 들어가기 전 기대가득한 다미의 뒷모습
    다미가 정말 좋아했다

     

    물놀이 시설이 개장하자 가장 먼저 뛰어간 다미

     

    다미가 혼자 오르내릴수 있는 물미끄럼틀

     
       미끄럼틀도 타고 수영도 하고 떨어지는 물도 맞아보고 다미가 너무 좋아해서 안 가려는 걸 억지로 끌고 숙소로 가야 했다. 
     

    다미를 찍어주는 다운
    가만히 있질 않는다
    넘어지면 아픈데 돌길만 보이면 무조건 거기로 간다

       조경이 너무나 예쁜 리조트 앞 연못도 걸어보고
     

    로건이 방에도 들려서 놀았다

     

    로건이의 물병을 탐내는 다미

       잠시 로건이 로나네 방에서 들려 체크아웃한 후에 리조트 키즈카페에 갔다.
       키즈카페에 가보니 너무 좋았다. 시설이야 한국에 있는 곳들만큼 큰 건 아니지만 아이와 놀아주는 선생님들이 여럿 있었고 원하면 몇 시간 정도 맡길 수도 있었다.

    율이와 노는 다미, 혼자 미끄럼틀도 잘 오르고 내린다
    장난감 집에서도 놀았다가
    볼풀에서 알아서 잘노는 다미

     

    벽에 레고블럭 판이 있어 다미이름을 붙여보았다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매일 왔어야 했는데 조금 후회가 됐다. 내부 시설은 깔끔했고 다미가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안전해 보였다.
       5살 이상의 조금 큰 아이들은 선생님들께 맡길 수도 있었는데, 특별히 무언가를 가지고 놀아주거나 가르쳐주는 시간이 길어 보이진 않았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잘 놀 수 있게 지켜봐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2. 봉가완 해변 해질녘, 반딧불 투어

        네이버카페 하이말레이시아를 통해 율이네에서 반딧불투어를 예약해 주었다. 우리 숙소로 투어 차량이 왔고 투어 후에는 공항에 내려다 주는 일정이었다.
     

    생각보다 좋은 중형 버스였다. 맨 앞에서 투어설명하는 가이드
    해외에서 타는 첫 버스

     

    버스 바깥 풍경

     

    다미가 졸린 듯 칭얼대기에 휴대폰을 보여줬다
    집중하면 볼따구와 입이 튀어나온다
    기절
    반딧불 투어 선착장에 도착한 버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리조트에서 약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도로 상태도 좋아서 편안하게 도착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식당처럼 테이블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가 대기장이자 저녁식사 공간이었다. 
        저녁식사 사진은 찍어놓지 않았는데 비빔밥과 미역국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먹은 한식 중에서는 가장 맛있었다. (주방을 보니 조개맛 다시다가 있었다. 역시 K-조미료의 맛이란...)
     

    선착장 겸 대기실 겸 식당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보트위 플라스틱 의자들
    선착장 부근의 건물과 길, 간간히 비가와서 땅이 젖어있다.
    강하류 좌우로 펼쳐진 울창한 숲

     

    다른 여행객들이 도착할때까지 다미를 안고 기다렸다. 다미가 잠들어있어 편했다.
    맹그로브 숲 투어 출발

        첫 번째는 맹그로브 숲 투어였다. 약간 비가 오다 말다 하여서 매우 습하고 더웠는데, 배를 타고 움직이니 바람이 불어 괜찮았다. 
       

    약간 재미없어하는 다미, 그리고 예쁜척하는 엄마
    출발할때에는 그나마 웃을수 있었다.

       여기는 긴팔 긴바지를 입고 왔어야 했다. 다행히 다미는 그렇게 옷을 입혔는데, 나는 호기롭게 반팔반바지를 입고 온 터라 모기기피제로 거의 샤워를 했다. (덕분인지 딱 한 곳만 모기에 물렸다.)
     
     

    유유히 수영하며 지나가는 악어

     

    강 끝에 해가 넘어가는 풍경이 기가막혔다.

     
       맹그로브 숲 투어는 맹그로브 나무, 우거진 정글, 악어를 보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풍경이 참 좋았는데 달리 사진에 담기지도 않았다. 그리고 다미가 더운 날씨에 조금 힘들어해서 여유를 즐기기는 힘들었다.

    가만히 있지못하는 다미, 그리고 그걸 달래는 나
    모래놀이 하려는 다미를 진정시키고 있는 나

     

    해넘어가기전에 찰칵1
    이번 여행 베스트샷

     

    해넘어가기기 전에 찰칵2

     

    해 넘어가기 전에 찰칵3

     
       사실 코타키나발루는 해 질 녘을 보러 가는 곳인데, 어쩌다 보니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해 넘어가는 것을 보았다. 첫날과 둘째 날은 놀다가 못 봤고 셋째 날은 날씨가 안 좋아서 그랬다. 
       배를 타고 맹그로브 숲이 우거진 강 하류를 지나 해안가로 나가는데 나가는 방향이 해지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여 그 풍경이 정말 장관이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어떤 섬도 배도 없이 수평선만 펼쳐진 해변이 기가 막혔다.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고 하늘에 구름이 많이 끼어 과연 해가 넘어가는 걸 볼 수 있을지 걱정하였는데, 감사히도 하늘이 잠시의 시간을 허락해 주었다. 해변에 내려서 10분 정도 사진 찍고 나니 바로 비가 쏟아졌다.
       맹그로브 숲 투어는 사실 별로였다. 잠깐 우거진 숲과 서식하는 동물들 구경하는 것 외엔 특별할 게 없는데, 선착장과 해변에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었는지 맹그로브 숲 한가운데에 배를 세워놓고 너무 긴 시간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늦게 출발했던 다른 배들이 모두 맹그로브숲을 돌고 나서 해변으로 가고 나서야 우리도 해변으로 갈 정도였다. 해변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면서 사진도 찍고 풍경도 즐겨야 하는데, 해변에 내렸을 땐 이미 해가 수평선에 닿고 있었다. 아마 우리가 선택한 상품이 저렴해서 선착장과 해변에 배 정박하는데 좋은 시간을 배정받지 못했던 것 같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본 후에는 반딧불 투어를 했다. 반딧불투어는 사진이 없다. 어두웠고 다미를 달래느라 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현지 가이드분들이 반딧불을 유인하는 방식이었다. 반딧불이 만들어내는 형광색 불빛과 동일한 색의 램프를 가지고 마치 암컷 반딧불인 것처럼 깜빡거리면 수컷 반딧불이 날아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반딧불이 우리가 앉아있는 배에 가득 차도록 만들어주었는데 정말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봉가완 해변에서 해질녘

     

    3. 여행 끝, 복귀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그렇게 마지막 투어를 마치고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해서는 맥도날드에 들려 다 같이 마지막 식사를 하고 화장실에 들러 간단히 씻은 후 옷을 갈아입었다. 
       자정에 출발하는 비행기여서 다미가 그 시간까지 잘 버텨줄련지 아니면 유모차에서 잠을 잘 잘련지 걱정하였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출국장에서 율이, 로나, 로건이와 쉼 없이 뛰어놀다가 비행기에서 잠에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서 기억에 남는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비행기에서 다미가 잠든 후 맥주 한잔 시켜 먹었을 때 너무나 행복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모두가 잠든 비행기에서 나 홀로 까만 하늘에서 치는 번개를 보고 있을 때이다. 저 멀리 하늘에서 친 번개가 땅에 꽂히는 순간 대낮처럼 환해지는 지구의 모습이 너무나 신비로웠기 때문이다.
     
       번개를 보면서 한참을 생각했다. 
     
        '저 아래 땅 위에서 살아가는 나는 지구에 있는 다른 생물, 무생물들과 별다를 것이 있는가?'
     
        '지구가 막 만들어졌을 무렵부터 저 번개는 존재했을 텐데, 그 번개의 어떤 작용이 유기물을 만들어냈고, 그렇게 수십억 년이 지나 만들어진 수많은 인간 중 한 명인 내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며 그 번개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그걸 인지하며 존재하는 나는 누구일까?'
     
       여행이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아직도 여행의 여운에서 나는 벗어나지 못했고 언제 다미를 데리고 해외에 나갈지 스카이스캐너만 돌리고 있다.
     
      내 즐거웠던 추억은 이렇게 저장.
     
    끝.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